"같이 사는 게 더 좋아요" 셰어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

까꿍이 0 583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생활하는 나홀로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그 가운데 여전히 셰어하우스를 통해 함께 살기를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셰어하우스는 단독 주택이나 아파트 한 채를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것을 말한다. 침실은 각자 쓰되 거실과 주방, 화장실을 공유하는 식이다.

나고 자란 지방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서울살이를 하는 대학생 김민지(25ㆍ가명)씨와 직장인 이혜림(23ㆍ가명)씨는 각각 2017년과 2018년부터 셰어하우스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언덕 중턱에 위치한 단층 다세대 주택에 김씨와 이씨를 포함해 3명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의 집은 방 2개와 거실, 주방, 화장실로 구성돼 있다.

◇가성비가 최대 장점

이들이 가장 먼저 꼽은 셰어하우스의 장점은 가성비, 즉 비용 대비 만족도다. 이들은 2인실 30만원, 1인실 35만원의 월세를 내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중개 서비스 다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시내 원룸의 월세 평균은 52만원(보증금 1,000만원 기준)이다. 그것도 학기 초면 월 65만원까지 올라간다. 이에 비하면 셰어하우스의 월세는 많이 싼 편이다. 보증금도 셰어하우스는 보통 1,2개월치 월세로 정하는 식이어서 이들의 경우 각각 30만원을 냈다.

가스, 수도, 전기료 등 동거인(하우스메이트)들과 나눠서 내는 공과금도 원룸보다 저렴하다. 김씨는 “1인당 겨울에 6만~7만원, 여름에 4만~5만원의 공과금을 낸다”며 “원룸은 관리금까지 더한 공과금이 월 10만~15만원 가량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민지씨와 이혜림씨의 셰어하우스 침실. 한 방에 싱글 침대가 나란히 놓여있다.

일부 공간을 공유하는 만큼 넓게 쓰는 것도 장점이다. 거실에 책상과 식탁, 수납장 등을 놓으면 침실이 더 넓어진다. 15~20㎡(약 5~7평) 면적에 화장실과 개수대, 세탁기 등을 전부 모아 놓은 원룸과 달리 자고 먹는 공간을 분리할 수 있다. 이씨는 “원룸보다 적은 비용을 내고 거실, 주방, 화장실 등 더 넓은 공간을 쓸 수 있어서 가성비가 높다”고 말했다.

외로움을 떨쳐낼 수 있다는 점도 셰어하우스의 장점이다. 김씨는 2년 가까이 셰어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동거인들이 바뀔 때마다 잠시 혼자 있는 시간에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 셰어하우스의 동거인들은 서로 각자 생활하지만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식구 노릇을 하고 있다. 김씨는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살며 정이 드는 것도 꽤 재미있다”며 “또 다른 식구 같다”고 설명했다.

거실 한 켠에 이혜림씨가 이사온 후 새로 들여온 수납장과 김민지씨의 책상이 나란히 놓여 있다.

◇배려를 원칙으로 한 적당한 거리두기 필요

함께 사는 게 즐거워도 셰어하우스만의 남다른 고충은 있다. 일어나고 잠자는 시간이 서로 달라서 생기는 시간의 문제, 욕실과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청결 문제, 속옷 차림 등 함께 살아서 하기 힘든 생활의 불편함이 있다. 여기에 공유 공간에 대한 청소 등 미룰 수 없는 집안 일도 해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동거인들끼리 서로를 배려하는 합의된 규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두 사람은 딱히 청소 당번이나 청소 날짜를 정하지 않고 퇴근 후 청결 상태를 보고 치우고 싶은 사람이 먼저 청소한다. 다행히 서로에 대한 배려심 때문에 아직까지 청소를 미루는 문제로 다투지 않았다. 설거지도 각자의 몫을 스스로 하고,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 등 분리 배출이 필요한 쓰레기는 당번을 정해서 버린다.

각자 버려야 할 쓰레기, 집을 나서기 전에 점검해야 할 목록들을 현관에 적어 붙여 놓았다. 배려가 규칙인 셰어하우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또 외출할 때 한 번쯤 둘러보고 점검할 사향들을 별도로 메모지에 적어 벽에 붙여 놓았다. 예를 들어 가스 밸브 잠그기, 보일러 조정기를 외출 모드로 해놓기, 창문 잠그기 등이다.

그만큼 셰어하우스는 함께 사는 사람들 사이에 성향이 맞으면 편하다. 다행히 두 사람은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해 같이 사는데 불편함이 없다. 이씨는 “고양이 뿐 아니라 특정 브랜드의 의류 및 생활용품을 좋아하는 취향도 비슷하다”며 “그래서 서로 함께 수납장과 그림을 골라서 집을 꾸몄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좀 더 현명한 공동 생활을 위해 때로 적당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셰어하우스의 동거인들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지만 모든 것을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위해 아직까지 존칭을 사용한다. 김씨는 “너무 친해지면 규칙이나 약속을 어겨도 싫은 소리를 하기 힘들어 불편한 일이 벌이질 수 있다”며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 오히려 싸울 일도 적고 오래 함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주소현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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